영국 레코드스토어 탐방기 2019년 Part 1

2019년에 5박 6일 or 6박 7일로 짧게 영국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여행의 목적은 3가지였다. 레게 엘피 구매, 축구 경기 관람, 뮤지션 공연 관람. 짧은 시간이었지만, 엘피를 100장 이상 샀고, 축구 경기를 3경기를 봤고, 음악 공연 2개를 봤다. 이번 여행 역시 짧은 시간동안 이 도시, 저 도시로 옮겨가며 구경을 했기에 빠듯한 일정이었고,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좋아하는 3가지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여행이었기에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코로나 전 마지막 해외여행이었기에 여운도 많이 남아 있다.

여행의 시작
브리티쉬 항공을 타고 11시간 이상 비행 후 히드로 공항에서 St. Pancras 역으로 왔다. 에어비엔비로 잡은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고나니 이미 어두워진다. 엘피숍들이 몰려있는 소호 거리로 향했다. 길거리에 따릉이 같은 자전거가 있는 것을 확인했으니, 디깅하다가 힘들면 돌아올 때 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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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ndon Soho 거리의 엘피숍들

01. Reckless Records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렉클리스 레코즈로 이미 사람들이 많았다. 도착했던 날이 토요일 주말이었다. 사진 찍고 부랴부랴 레게 코너에서 판을 고르고 몇 장 사고 매장을 이동했다. 대부분의 매장들이 8~9시에 문을 닫았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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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KRoU0Pm6Uis

 

02. Sounds of the Universe 
얼마 멀지 않은 곳에 바로 있던 우주의 사운즈 레코드샵에서는 수년간 찾아다녔던 Roland Alphonso 의 Hop Special 7인치 바이닐을 구할 수 있었다. 최근 재발매 된 것이었으나, 레게 음악 듣기 시작했을 때 부터 좋아했던 멜로디라 꼭 바이닐로도 소장하고 싶었는데 여기서 성취했다. 이 매장에서 7인치 엘피들을 제법 많이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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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yGsy3RQal0c 

 

03. Sister ray
세번째로 방문한 시스터 레이 레코드점은 1층과 지하로 이뤄져있었다. 정말 짧은 시간 디깅을 했는데, 4~5장을 바로 샀던 것 같다. 그만큼 평소에 갖고 싶었던 레게 앨범들이 바로 있었던 것. 아마 Max Remeo 의 War ina Babylon 언오피셜 릴리즈 버전 판과 Soul of Jamaica 컴필레이션 앨범 재발매반도 여기서 구했으리라. 세군데 들렀을 뿐인데 벌써 10 몇장을 샀다. 심히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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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nqE3hLVLQ7g 

 

04. Phonica
첫날 마지막으로 방문한 포니카. 거의 마감시간에 다다라서 도착했기에 손님이 뜸했다. 엘피 외에도 의류 등을 구비해놓아서 편집샵 같은 느낌이 들었다. 여기서도 한 두장 디깅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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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에 식사를 하고, 걷다보니 대영박물관으로 보이는 건물이 있어서 관광 사진을 찍고, 영국판 따릉이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관광 컨셉이 아닌 여행이라 여행 중 찍은 몇 안되는 관광 사진 중 하나이다.

 

 

II. Stoke-on-Trent 지방 중소도시의 레코드샵

05. Rubber Soul Records
 이곳은 영국 축구팀 스토크 시티가 연고로 있는 스토크 온 트렌트에 있는 러버 소울 레코즈이다. 여행 동선에 축구 경기 관람이 있었기에 둘째날 런던에서 맨체스터로 가는 중간 스토크온트렌트에 들러 러버 소울에서 디깅을 하고, 축구경기를 보러 갔다. 해외 원정 엘피 탐방기가 3번째였어서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여 캐리어와 짐은 역 앞에 있는 호텔 데스크에 부탁하여 1만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맡기고 왔었다. 이 레코드샵은 내부가 만물상 처럼 생겼었다. 사진은 찍지 못했었는데, 레게 앨범을 찾는다고 하니 사장님이 이 박스 저 박스 찾아서 내어주었다. 짐을 놓고왔기에 현금만 200 파운드 정도 가지고 왔었는데, 여기서 150파운드 정도 쓴 것 같다. 카드나 현금을 더 가져왔었다면, 아마 300파운드 정도 쓰지 않았을까. 나름 괜찮은 레게 앨범들과 7인치들이 많이 있어서 열심히 디스콕스 검색해가며 귀해보이는 앨범들을 골라담았다. 여기 사장님이 내가 레게 앨범만 찾아 담으니 "뭐하는 사람이냐? 레코드 가게 운영하냐?"고 묻기도 했다. ㅋㅋ

+) Rubber Soul Records 에서 찾은 Toots and Maytals 의 Funky Kingston 7인치.

https://www.youtube.com/watch?v=ZaHi0ChKM9c 

 

III. Stoke City 축구 경기와 Manchester Soup Kitchen 에서의 Adam Green 공연

06. Stoke City @Bet 365 Stadium
 피터 크라우치, 찰리 아담, 쇼크로스 등 남자의 팀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때 스토크 시티 축구팀을 응원했었는데, 영국에 온 김에 축구 경기를 안볼 수가 없어서 직관을 했다. 2부리그에 강등된 상태였기에 경기 표는 비싸지 않았다. 한국에서 미리 홈페이지 통해 예매했고, 경기 관람료가 40파운드 내외였던 것으로 기억. 다만, 여기서도 유니폼과 각종 기념품을 사느라 지출이 꽤 발생했다. 경기는 기분 좋게 이겼다. 인터넷 중계로만 보던 경기장에 직접와서 관람을 해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동양인은 나 혼자 뿐이었고, 관중석은 모두 다 백인들이었다. 스토크온트렌트가 도자기로 유명한 도시인데, 도시 전체가 거의 다 백인들만 있는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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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Soup Kitchen @Manchester
 축구 경기를 관람하고 다시 버진 열차를 타고 맨체스터로 향했다. 맨체스터에 도착하자마자 Soup Kitchen 이라는 라이브 공연장을 찾았다. 홍대 같은 분위기가 나는 거리라서 익숙했다. 당시 10년 전쯤 알게된 Adam Green 이라는 미국 가수가 공연을 하는 날이었다. 미리 매진된 상태라 표를 구하지는 못했으나 무작정 갔다. 현장에서 표를 구할 수 있을테니.. 물어보니 표는 매진되었고 현장에서 판매하는 표가 없다해서 허탈하게 공연장 1층에 있는 탭하우스에 가서 맥주를 두잔 시켜 마셨다. 바텐더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혹시라도 표가 생기면 꼭 알려달라고 얘기했다. 그리고 트위터로 오늘 열리는 공연 표를 파는 사람이 있는지 검색해봤다. 1명 있었는데 너무 늦게 연락해서 구할 수 없었다. 그렇게 1시간 넘게 앉아있다가 일어서려고 할 때 쯤, 바텐터가 오더니 표를 구해서 주었다. 웃돈을 받지도 않고 원래 표 금액은 25파운드만 달라고하여 지불하고 입장했다. 입장하는 과정에서 내가 든 캐리어 짐이 의심된다고 가드에게 캐리어 짐을 다 꺼내서 보여줘야했다. 당시 유럽에 테러가 있었던 상황이긴 했으나, 굳이 누가봐도 여행객인 동양인 사람의 짐을 다 열어보라길래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어쨌든 무사히 공연장에 들어갔고, 들어갔을때 쯤 내가 보려고 했던 Adam Green 의 공연이 막 시작했던 차라 재밌게 즐겼다. 공연장에서 판매하는 엘피와 그림책도 받고 싸인을 받고 사진을 찍고 재밌었던 둘째날이었다. 공연장에서 나와 숙소로 향하는 길에 내가 입은 스토크 시티 유니폼을 보고 어떤 청년이 말을 걸었다. 그 동네 출신이라고.. 축구는 좋아하지는 않는데, 웬 외국인이 맨체스터에서 스토크시티 유니폼을 입고있으니 신기하다는 듯이 반갑다고ㅎㅎ 영국사람들도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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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에서는 이틀을 묵었는데, 이 숙소 역시 에어비엔비로 예약을 했다. 예약할 때 보니 거실에 음악 CD들이 많이 있길래, 한국에서 여행 짐을 쌀 때 호스트에게 선물을 해주려고 노선택과 소울소스 영문버전의 CD를 챙겨갔다. 저녁 늦게 체크인을 했는데 친절히 안내를 해주었다. 한국의 레게밴드 NST & The Soul Sauce 를 선물로 건네니, 호스트를 하며 게스트에게 선물을 받아본 적은 처음에라며 감사해했다. 다음 날 일어나보니 거실에 노선택 소울소스 씨디를 틀어놓았더라. 다음날은 맨체스터 vs 리버풀 축구 경기를 봐야하는데 이 경기도 표를 구하지 못해서 표 구하는 방법을 물어보니, 호스트는 축구에는 별로 관심이 없던 사람이라.. 아직까지 축구 경기 표를 구하지 못한 채 레코드 샵 투어를 하러 밖으로 나섰다.

영국 레코드샵&축구장&공연장 탐방기 1탄은 여기서.. 20000..
2탄에서는 맨체스터에서 둘러본 레코드샵들과 런던으로 되돌아가기 전에 버밍햄에 들러 디깅했던 내용들까지 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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