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 일본에 '엘피' 그것도 '레게 엘피'만을 구할 목적으로 여행을 다녀왔던 적이 있었다.
3박 4일이었던지, 4박 5일이었던지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으나, 여튼 도쿄로 입국하여 도교 주변 엘피숍을 다 순방하고,
비행기를 타고 오사카로 넘어가서 난바 지역 주변의 거의 모든 엘피숍을 빠트리지 않고 둘러봤던... 엘피 여행을 다녀왔었는데 포스팅을 이제 써본다.

그 간 기회가 되면 언제가 사진과 레코드샵 이름들을 다시 정리하고, 포스팅해야겠다고 생각만 했다가 미루고 미루어, 무슨 바람인지 오늘 5년이 되어가는 사진들을 옮겨서 정리해보았다. 길게 코멘트하지는 못할 듯 하고, 방문했던 엘피숍들의 사진과 코멘트 정도만 짧게 기재해보려 한다. 추후 시간이 조금 더 여유가 생긴다면, 각 레코드 샵들의 주소지/사이트url 을 함께 정리한 표를 업로드해야겠다.

I. Tokyo 인근 지역의 레코드 샵

01. Reggae Shop NAT
레게음악 전문 레코드샵으로 2-3시간 정도 디깅해서 10~15만원 정도 썼던 것 같다. 좁은데 내가 좋아했던 레게 앨범들을 이렇게 많이 실물로 직접 봤던 경험이 매우 충격적이었다. (한국에서는 레게 LP를 레코드페어나 회현지하상가에서 1~2장 우연히 마주칠 정도였으므로 가히 충격적이었고, 일본에서 처음 들어가본 레코드숍으로 평생 잊지 못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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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Record Shop VINYL Part.1
NAT 레코드샵과 03번째로 간 더브 스토어와 가까운 곳에 있던 곳으로 규모가 꽤 컸다. 하지만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고, 더브스토어를 반드시 가야해서 레게 쪽만 둘러보고 1장 정도 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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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Dub Store
서울에서 김밥레코즈가 내게 지니는 의미, 영향력과 일본 도쿄의 레게 커뮤니티에서 갖는 더브 스토어의 의미가 비슷하지 않을까. 매장이 깔끔하고 정돈이 잘 되어 있다. 모든 레게 장르의 앨범들이 매장을 꽉 채웠던 느낌이었다. 여기서 Warrior King 미개봉 앨범을 구했었다. 당시에도 약 6년전에 온라인 상으로 찾고 찾아 알게된 워리어 킹인데, 이 매장에 들어서서 선반 밑에 미개봉 상태로 숨겨져있는 앨범을 의도치않게 발견했었으니, 반가웠을 법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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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타워레코드일듯..
더브 스토어에서 디깅을 마치고 식사하고 잠깐 들렀던 것 같은데, 매장 입구 촬영을 하지 못해 정확히 기억은 안난다. 매장 종료시간이라 레게 코너만 잠깐 들렀고, 콜드플레이 앨범을 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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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날에는 위와 같이 4곳만 들렀고, 첫째날에 디깅한 수확물..
이너 써클(Inner Circle), 지기 말리 & 멜리도 메이커스 (Melody Makers Featuring Ziggy Marley), Tightn Up 컴필레이션 앨범은 지금까지도 정말 잘 듣고 있다. 피터 토쉬(Peter Tosh), 지미 클리프(Jimmy Cliff), 밥 말리, 지기 말리 플라이 라스타, 비니 맨, 코코아 티(Cocoa Tea), 그리고 콜드플레이

05. 디스크 유니온 (좁은 매장)
이 좁은 매장에서 크루앙빈(Khruangbin) People Everywhere 넘버 박힌 한정판을 1,300엔에 구했었다.
이 앨범의 지금 시세는... 대략 10만원쯤 하는 듯 하다. https://www.discogs.com/ko/release/8395846-Khruangbin-People-Everywhere-Still-A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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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디스크 유니온 (넓은 매장)
좁은 매장 옆에가니 넓은 디스크 유니온 매장이 또 있었다. 여기는 5층, 6층까지 전체가 레코드샵으로 앨범이 정말 많았고, 미개봉 판들도 할인 행사를 많이 했었다. 김밥레코즈에서 1만원에 염가로 판매하는 앨범 중 커버가 마음에 들어서 알게된 Chad Valley 뮤지션의 앨범도 발견하여 구매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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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Coconuts Disk
도쿄 신주쿠를 벗어나서 시부야로 넘어가야하는데 넘어가는 길목마다 레코드샵이 있어서 도장깨기 식으로 모두 들르다보니 발걸음이 느렸었다. 코코넷 디스크에서도 풍부한 레게 앨범들이 많았다. 단연 나의 픽은 지미 클리프. 회현 지하상가에서 지미 클리프 앨범을 3만원에 주고 사고, 에디뜨 삐아쁘 앨범을 7만원에 주고 샀던 아픈 기억이 있었기에, 이 일본 여행에서 모두 치유하고 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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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Coco-isle
여기도 레게 앨범 전문이다. 시부야 스크램블 교차로에서 쭉 올라가면 나오는 이 가게로 LP들로 무거워진 캐리어를 끌며 Dennis Brown 의 Love Has Found Its Way 를 들으며 매장에 도착했는데, 이 매장에서 그 앨범을 구했다. 여기 사장님에게 Roland Alphonso 의 Hop Special 곡이 담긴 앨범이 있는지 묻자 원곡을 다른 뮤지션이 샘플링한 앨범과 느낌이 비슷한 락스테디 컴필레이션, 다른 롤랑 알폰소 앨범을 소개 받아 구매했다. 여기서도 꽤 많이 샀다. 매장 옆에 미니 냉장고에 맥주가 있어 맥주도 팔고, 그 옆에 바로 흡연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디깅하다가 목타면 맥주마시고, 힘들면 흡연할 수 있는 재밌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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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FACE Records
매장이 깔끔하고 중고 엘피들의 포장 상태가 좋았다. 그냥 느낌상 홍대의 사운즈 굿 스토어(Sounds Good Store)와 비슷했다. 시간이 벌써 밤이라 오래 구경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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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next records
피곤해서 인지 사진만 찍고 잘 기억이 나질 않는 매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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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Manhattan Records
페이스레코즈, 넥스트레코즈, 맨하탄 레코즈 모두 붙어 있어서 가까웠다. 맨하단 레코즈는 편집샵 같은 느낌이어서 매장 분위기만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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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HMV record shop
전세계적인 바이닐 레코드 체인점이다. 영국에 갔을때도 있었고, 앨범 보유량이 어마어마 하다. 중고 판도 있긴하나 대부분 신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이다. 규모가 어마어마 하다. 일본 레코드샵을 가보려면, 취향에 맞는 로컬 중고샵도 반드시 찾아서 가봐야하지만, HMV, 타워레코드도 가봐야한다. 잘 판매되지 않는 새상품은 어김없이 할인을 하기 때문에, 발매된지 2~3년 정도 지난 새앨범의 창고정리 타이밍과 겹치면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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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Tower Records
나의 목적은 '레게 엘피' 였기 때문에 HMV와 타워레코즈의 신상품/CD 위주의 진열대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는 못했었다.
두번째 날은 이 타워레코드를 마지막으로 디깅을 마치고, 숙소까지 걸어가려했으나 너무 피곤하고 비가와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갔었다. 택시비가 비쌌다는 생각이 들었고, 당시 택시기사 아저씨가 차가 막히는데 크락션을 울리지는 않고 라이트 상향등으로 앞차에 압박을 주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이날은 아침부터 3개 지역을 지하철로 이동하며 총 9군데의 레코드샵을 돌아다니며 디깅을 하루 종일 했기에 정말 피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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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날의 수확물...
오티스 레딩(Otis Redding), 크루앙빈(Khruangbin), 코코아 티(Cocoa Tea), 레게 선슬래쉬 컴필레이션, 밥말리 앤 웨일러스, 지미클리프, 베링톤 레비(Barrington Levy), 슈가 마이노(Sugar Minott), 하프 핀트(Half Pint), 데니스 브라운(Dennis Brown), 롤랑 알폰소(Roland Alphonso), 락스테디(Rosckteady) 컴필레이션.. 모두 한국에서는 구경조차 하기 어려운 레게 뮤지션들의 앨범들을 일본에서 발품을 좀 파니 하루만에 이렇게 많이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이튿날이었다.

 

일본 엘피 원정 여행 Part 1 은 여기서...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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